어릴 때 게임에 관심이 있었는데 기기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에 컴퓨터에 관심이 생겼으나 그것도 역시 하드웨어였고 소프트웨어는 아니었다.
대학교에서 학년이 올라가며 마침내 소프트웨어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게임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 관심을 쏟기에 바쁘던 때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폰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손에 쥔게 아이폰 3GS.
국내에도 이미 아이폰 3G가 들어와있는 상태였고 아이팟을 쓰는 사람도 꽤 되던 때였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아이폰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덕분에 난 우물안에서 꽤 빠르게 접해본 사람이 되었다.
시간이 좀 흘러 등장한 아이폰 4S.
이전에 산 아이폰 할부와 약정도 남아있었다. 그런데 4S로 기기변경을 하며 약정승계를 했다.
때문에 난 위에 말했던 우물안 빠른놈의 이미지를 좀 더 굳혔다고 생각한다.
그런 뒤 지금은 아이폰 5(분실)을 거쳐 아이폰 5S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 4S를 쓰고 있을때 장만하게 된 아이패드 레티나 4세대.
태블릿 종류는 처음 사봤고 뭐 다를게 있겠나 싶었지만 신기하고 재밌는 물건이었다.
후에 이 아이패드는 게임기로 수퍼셀 전용 기기가 된다.
위 세 가지 사건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위 기기들을 사게 된 계기가 바로 엄마라는 것.
3GS는 엄마가 그냥 어느날 들고왔다.
4S는 엄마가 손해보는거 없으면 새거 써보는게 좋지 않냐고 해서 바꿨다.
아이패드는 난 필요성을 크게 못느꼈었는데 그런거 하나 있어야 하지 않냐해서 샀다.
쓰고나서 보니 마마보이에 팔랑귀같이 묘사가 되었지만 난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닐거야....
몇일 전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나한테 해준 말이 있다.
내 말하는 방식은 두괄식이 아닌데다가 여기 저기 작은 이야기를 벌려놓고 나중에 한번에 조립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듣는데 무슨 말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 여기에는 몇가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첫째. 내가 어떤 생각과 어떤 감정들로 지금의 이야기에 이르게 되었는지 상대방과 공유하고 싶다.
둘째. 부족한 정보로 인해서 상대방이 뭔가 다른쪽으로 이해를 하는게 싫다.
아무튼 지금도 이 전체 글을 잘 보면 들어가는 부분에 나온 내 관심사 히스토리, 기기 구입 경험 히스토리, 그러면서 공통점으로 이어지다가 이런 이야기 구조를 설명하는 지금까지..
이 이야기의 주제는 한마디로 정리하자만 '불효'라고 볼 수 있다.
부모란게 필시 그럴 것이고 그래야 할 것은 자식에게 좋은 걸 주고싶은 마음이라 생각한다.
자식은 잘되어야하고 최고로 좋은거보다 하나 더 좋은거 주고 싶고 그런거일꺼다.
(나는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없지만 그것은 분명 사랑일 것이기 때문에 나의 사랑에 비추어 대충 생각해본다)
내가 지금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하고, 재밌는 활동을 하고싶어하고...
나의 좋은점, 좋은것을 추구하는 점, 모든 긍정적인 면면이 부모가 직간접적으로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천천히 내리막길에 접어드는 나이의 부모를
모른척 하고
답답해 하며
감사해 하지 않고
보답하지도 않으면서
점점 포기해 버리며 하루하루 불효를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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