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동안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던 책
처음 책 보고 든 생각은 조나단이라 해야 할까 조너선이라 해야 할까 외래어 표기는 참 애매하다는 생각.
풀네임은 조나단 폴 아이브Jonathan Paul Ive, 그냥 조니 아이브라고 부른다더라.
애플에서 산업 디자인을 하다가 지금은 소프트웨어도 맡아서 인터페이스 디자인 뭐 다 총괄한다고 알고있다.
일전에 읽었던 스티브 잡스 책보다 좀 더 재밌다.
대충 내용은 조니 아이브의 교육 과정, 철학, 커리어 등에 대한 조금 자세한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그 중 특히 내가 재밌던 부분은 철학쪽이었고 전체적으로 기억을 남겨두기 위해 적어두기로 한다.
#1. 환경
요즘은 환경에 대해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 조니 아이브의 교육과정을 보고 자세히 알게된 점 중 하나가 환경.
아버지가 영국에서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었단다. 아들이 디자인에 관심을 보이자 리드도 잘 해주시고. 그렇다고 본인 의사대로 아들을 만들려 하지 않은점 훌륭하다.
좋은 환경에 좋은 사람을 두니 너무 당연하게 좋은 결과물을 뽑는구나 싶다. 자기가 좋아하는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니 이건 뭐;; 나도 내 부인, 아들, 딸, 내 환경에 신경 많이 써야지.
#2. 철학
디자이너뿐 아니라 개발자든 경영인이든 은행원이든 테니스 선수든 사람이라면 모두 나름 철학이 있다.
그러나 실제 작업을 하다보면 현실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철학을 담아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조니 아이브도 초반 제품들(애플이 아닌 직장에서)을 자신의 철학대로만은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아이디어와 철학을 제품에 담게 되고 지금과 같이 되었다 할 수 있다.
여기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철학이 변질되거나 하지 않고 잘 보존되었다는 점이다.
타협 후 포기에 이르는 과정은 현실에서 빈번하고 어쩌면 이제 당연하기 때문에 조니 아이브가 대단하다고 본다.
또한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에 대한 중요 요소, 철학들도 좋다.
특히나 산업 디자인이란게 편리해야 하고, 이쁘기도 해야하고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지 않은가.
이 모든걸 사용자의 입장에서 접근해서 생각한다는게 너무 당연하고 즐겁다.
이것은 비단 디자인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나도 개발을 하다보면 신기술에 이끌려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과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별 생각이 다 든다.
하지만 이 모든게 사용자의 입장에서 고려되지 않는다면, 혹은 사용자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면 좋지 않다고 본다.
책에도 자주 나오는 내용인데 테크놀로지로 사람을 편하게 해줘야지 사람이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느라 애먹으면 그건 안 좋다는 것.
아 정말 당연하고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제품을 사용하게 될 때, 디자인조차 머리에 들어오지 않도록 되는것을 바란다고 한다.
처음에는 디자인에 끌려 선택을 하더라도 사용하면 할수록 그 디자인마저 사람 머리속에서 날아가고 온전히 제품의 자연스러운 '사용' 그 자체만 남도록 하는게 목표라고 난 이해한다.
강력한 아름다움이란 그야말로 강력해서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내가 구입한 지우개가 너무 아름답고 손에 쥐기 편해서 글씨를 지우려고 지우개를 잡을 때마다 '아.. 손이 녹아버릴 것 같아... 아....' 이러면 이 무슨 피곤함인가...
그런게 산업 디자인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컴퓨터나 전자 장비들을 비롯해 날 둘러싼 도구들이 자연스러운 내 삶이 된다는 개념.
(안경을 오래 쓴 사람들이 느끼는 그 감정과 비슷할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개념이다.
멋있는 철학을 가진 사람이다. 조니 아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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